어머님의 상추를 만나니 반갑다. 여전히 그 집의 옥상에서 어제와 같이 오늘도 하던 일을 계속 하신다. 고모가 대신 슬그머니 갖다 둔 상추 무더기를 누가 먹겠느냐며 갖다 둔 그대로 다빈이가 건넨다. 아이들이 알 리가 없는 마음이지만 알 수 있는 사람이 몇 배로 느끼고 감사히 먹으면 된다는 샹각을... 좀더 젊었을 때는 나 또햐 그저 지나치고 말았을 모든 것들이 이젠 하나 하나 예사롭지 않게 내 것으로 여겨진다. 따로 또 같이... 언제까지나 영원할 것처럼 오늘읕 사는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는 경우가 있어선 안된다고 열심히 살고 있다.
나도 그렇고 나의 아이들도 그렇고 모두가 있는 힘껏 오늘을 잘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게 온 모든 삶이 소중해서 기쁨도 아픔도 슬픔도 가릴 것 없이 다 경험하고 느끼는 일도 행복이라는 감사를 잊지 않으면서...
가을 배추는 단맛이 가득했다. 태풍으로 코로나로 추석 무렵 한 통에 2만원 까지 갔던 배추값이 내렸다. 비록 속이 꽉 찬 것은 못 되어도 재래시장에서 칠천원이면 그래도 거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