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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찰나를 산다.
늦은 밤까지 반찬을 만들면서...
필요한 누군가가 아직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를 하자.
옛날처럼 왁자지껄 요란스럽게 둘러앉은 식사 모습은
더 이상 구경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마저 내 기운이 열정이 사그라들지 않은 지금을
감사하자.
엄마 반찬 다 맛있어요.
잘 먹을께요.
귀한 복숭아를 보냈냐고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
목소리는 정정하신데
사진 속의 표정과 모습은 아! 늙음이란 절망 섞인 탄식을 배제할 수 없는 무기력의 전부다.
맞닥뜨려서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모든 진실이 때로는
차라리 거짓이기를 바랄 때가 이런 경우일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 보니 나의 모습은 어떤가?
이 또한 예외일 수 없어서
가벼운 탄식을 ...
그래도 삶은 진행 중이다.
그냥 갈 수 밖에 없는...
어두운 터널이든 꽃길이든
누구에게나 한번 뿐인 인생길 뒤돌아 보는 일을 삼가면서
씩씩하게 또 가보자.
2020.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