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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1월 13일 오후 02:15
    카테고리 없음 2013. 1. 13. 15:03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어감을 어찌 믿을까 했어도
    부모가 세상 떠난 그때는 지금 생각해 보니 먼 일 같았다.

    하나 둘, 세인아빠에서 멈추지 않고,
    환자가 되어 병원에 실려가는 언니들을 보면서
    비로소 나도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나의 삶을 정리할 때가 오겠구나 마음이 착잡하다.

    세인이를 수진동 할머니 집에 내려놓고
    아무렇지 않은듯 그 골목을 빠져나왔다.

    머뭇거린들 내 맘에서 무엇을 훑어낼 수 있을까?
    묵은 고춧가루와 새 고춧가루를 다 털어 락앤락 통에 쓸어담았다.
    고추장 담궈야 하니 갖고 오라는 어머님의 부탁은 들어드려야지.

    만나기는 아직 불편해도....

    시댁이란 참 그렇다.
    어떻게 표현을 해도 어렵고 낯선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그리 오랜 시간을 함께 했건만 그가 없으니
    하얀 백지처럼 기억조차
    밀어내고 싶어졌다는 게 본심이다.

    세인이는 책임감이 무섭게 작용하는 맏딸로서의 역할에서
    스스로 자유롭지 못했다.

    내가 아이들의 세계를 온전히 들여다 보지 못하듯
    그들도 내 마음 속 세상을 알 바 없는 삶,

    각자 섭섭해도 원래대로 돌려놓으려 애쓰지도 말고,
    그냥 뚜벅뚜벅 앞만 보고 가자꾸나.

    뒤돌아 본들 슬픔 밖에 더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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