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회귀
    나의 글 2012. 12. 24. 08:57

    아이들과 나, 큰 얘와 작은 얘, 당파싸움을 하듯

    분파별로 연이은 전쟁을 치른 후,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었는지

    아이들 셋은 스스로 정답을 찾아내고자 할머니와 고모를 한번 만나고 오겠다고 어제 떠났다.

    어떤 묘수가 있을까?  이제껏 할머니와 살았으니 거역못할 고향의 내성을 거부하지 못하는...

    그리 먼길이 아님에도 떠났다고 표현하는 나,  한편으로 다행이기도 했다.

    자기들만의 요술램프를 발견하면 웃으며 돌아올까?

    자동차로 20분 거리임에도 나는 남편의 삼우제가 지난 그날부터 발길을 끊었으니

    멀어도 너무 먼 길이라 표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느새 8개월, 

    지독히도 견디기 힘들것 같던 긴 시간들이

    눈깜짝할 사이에 마음을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다 지금에까지.....

     

    더불어 아이들까지 간간이 전화 연락이나 하고 각자 공부하느라, 스스로를 추스리느라

    누구와도 우리들을 노출시키지 않았었는데,  

    이젠 그 곳을 가겠노라 엄마에게 당당하게 선언을 해도

    엄마인 나, 거부감을 표현하지 않게 되었다.

    내게 놓여진 현실을 그냥 인정하면서 살아지는대로 살아내기로 마음을 먹은 탓일까?

    우리끼리 해결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분명 있긴 한가 보다. 

    아이들이 그런 결정을 하고 동시에 한 마음이 된 걸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사람에겐 오랫동안 몸 속에 내재된 정서가 결정적인 순간에 큰 역할을 하게 됨을 깨닫는다.

    앙숙처럼 서로를 할퀴며 데면데면하던 그 마음들이 어떻게 봄눈 녹듯 누그러진 건지...

     

    자식의 마음에 100% 엄마를 품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착각을 했을까?

    남편의 자리에 그들을 채우고 싶었는데 그것은 안 되는 일이었다.

    그냥 나는 나, 

    아이들은 그들의 한 부분에 엄마도 있고, 할머니도 있고, 고모도 있고 친구도 있는 것을.....

     

    언니들은 방학이라 하룻밤을 자고 온다며 중2 막내만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 집에서 가져온 들통에다 돈 봉투를 넣어두고

    큰 얘에게 당부를 했었다.

    "그 속에 돈이 들어 있으니 할머니께 살짝 드려라."

    - 엄마, 이렇게나 많이....

    "괜찮아."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돈을 확인하고 놀랐는지 전화를 해서 몇 번이나 재확인을 했다.

    내가 아직 그들을 만나기는 힘들어도

    여기까지 마음이 허락된 것으로 좀더 나아질 것을 믿는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모두에게 미안하다  (0) 2012.12.26
    [스크랩] 성탄절?  (0) 2012.12.25
    [스크랩] 꿈  (0) 2012.12.23
    2012년 12월 22일 오후 07:10  (0) 2012.12.22
    2012년 12월 22일 오전 07:37  (0) 2012.12.2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