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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도 좋을 사람의 말 2014년 2월 26일카테고리 없음 2014. 2. 26. 18:31
온전히 나만을 위해서, 이 시간....
걸음을 옮긴 곳, 그 자극에 즈음하여,
하루 이틀 미룬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며 살았는데,
내 서두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비인후과 의사가 내게 그랬다.
아무런 말 하지 말고, 자기의 이야기만 들으라면서.
마치 내가 정신과 의사와 앉아 있는 착각!
마른 장작처럼 습기 하나 없는 몸으로 얼만큼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분명 이러겠지요.
사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데 왜 그러느냐고?
목으로, 코로 들이쉬고 내쉬는 기능이 멈추면 뇌와 심장에 가장 큰 타격이 오는 것.....
물론 의사로서 환자에게 비약적인 표현인 줄 알지만
내 아이들과 오랜 인연이 있는 남자 의사 앞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다.
물론 그는 나를 알지 못하지만, 그도 참 많이 늙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 살아온 이야기를 알고나 있는듯한 착각까지.
모든 인생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나 우겨도
그는 분명 의사란 직업의 사명감으로 여건 따윈 핑계로 일컬을테지.
장담할 수 있는 건강이 어디 있을라고?
나는 그 쪽으로 문외한, 이처럼 살아지는 줄 믿었는데
내가 나를 돌아보고 있는 것이야.
거나하게 긴 하품으로 늘어진 잠을 잔 적이 있던가?
늘 쫓기듯 왜 그리 바쁘게 뛰었을까?
나 처럼 사는 사람이 어디 나 뿐일라고!
이 또한 과한 일인 줄 위로했었던 걸.
의사는 물론 원론적인 접근법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듣는 나는 그 눈빛,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경청을....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닐진대
나를 위한 자리, 김민자 당신을 위한 소리를 외면하지 말라는 의사의 단호한 말!
그 긴요한 순간에서도 울리는 나의 전화기 소리.....
허둥대며 의자를 박차고 가방을 뒤져댔다.
행여나 놓칠까!
순간 이런 내가 지겨워졌다.
늘 맨정신으로 버티고 있어야만 할, 이 부산함을 이만 끝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