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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계시는 요양병원에 돈이라도 내야 하지 않을까?"
-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갖고 있는 모든 것이 없어진 다음에.....
"그럼 과일이라도 갖다 드려라."
- 예, 할머니가 그랬어요.주변에 오랫동안 병원생활 하는 젊은 사람,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이토록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당신은 참 편한 삶을 산 것 같다는 말씀을 했어요.
내 남자친구도 그러던데! 자기 할머니는 시골에서 정말 힘들게 일만 하다 돌아가셔서,
차라리 편안한 안식이 취해진 지금이 더 좋을 거라는 안도.....
다른 사람의 삶에서 나의 것을 비교하며 겸허를 배운다.
주저앉아 둘러 본 여든 여섯의 어머님 눈에 새롭게 발견된 세상은
내 안에 뭉쳐진 소용없는 욕심,
고집 또한 잡힐 듯 잡히지 않을 아지랭이처럼 막연한 세월로
일찌감치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그런 회한이 섞여 있다.
누군들 안 그렇겠나?
특별히 어머님이 심한 욕심이어서도 아니고, 사느라 열심을 다 한 끝이 그렇지.
깨달음을 그리 밖으로 내보내면서
되돌아 보는 어머님은 그럼에도 영리한 분이다.
형편이 안 되어 박스 줍는 할머니들도 많고,
둘러보면 온통 어려운 사람 투성이라는 비약은 그렇지만
어머님이라고 얼마나 호강하면서 살았던가?
비추어, 그럼에도 조금 낫다고 당신을 위로하는 것일테지.
찾아오는 자식도 많고, 손자도 많고, 보이진 않아도 맘을 버리지 않는 며느리도 있음에.
영악한 둘째, 할머니 정도면 편안하게 잘 살아오신 거지요.
큰 부담으로 맘 상할까, 엄마에게 보태는 위로인가?
그리 들으니 다소 안심이, 어디서든 무사히 잘 계심은 감사한 일이다.
바뀌어진 환경으로 안타까움은 더 해져도,
누구나 늙어가는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서글픔,
그럼에도 안쓰러운 고통 중에서 돌봐 줄 가족이 이토록 많은 것에 위로를,
둘째가 보고 느낀, 명확한 통찰력에 의하면
할머니 정도면 그래도 행복한 축에 속한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 참으로 냉정하면서도 판단력 또한 정확하기 이를 데 없어
질질 끌려 다니며 애태우던 우리 때와는 많이 다르기까지 하다.
엄마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둘러댄 말 같지는 않으니 다행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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