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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너머 세상은.....나의 글 2015. 6. 4. 17:06
삶의 숫자놀음에 영악하지 못한 세인이를 일컬어 '평화주의자'라 했다.
예전같지 않게 어리버리하다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다름을 인정하는 수련이.
어쩌면 곧이 곧대로인 성격이
나름의 역할로 다른 소란스러움을 막아주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끄덕이며 너 또한 그러할 수 밖에 없고,
나 또한 이러할 수 밖에 없는,
그냥 어찌 설명되어질 수 없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 말이다.
쏜살같이 달리는 시간을 타고
나의 그 시절보다 빠르게 성숙되어가는 아이들이다.
식탁 위에다 부탁했던 로션과
옥돔 한 상자는 더운 날이라 냉장고에 넣어 두었고,
그 옆에다 등심 한 팩, 장조림까지 있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카톡으로.
이즈음의 소통 방법은 얼마나 편리한지.....
"넵,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미루지 않고, 부지런히 가져간 마음이 고맙다.
남자 아이는 여자 아이들 보다 훨씬 수월하다. 마음적으로.
반드시 만나야만 이루어지는 삶의 진전이란
정해진 대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설정을 하는 쪽이나 받아들이는 쪽이나
진심이 더해지면 말을 길게 섞지 않아도 뭉클한 마음,
절로 우러나지는 거겠지.
삶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위대함에 가끔씩 벅찰 때가 있다.
매 순간 허투루 버릴 수 없는 이유!
이 또한 시작이라며 잘 살아야지.
빗발치던 말의 상처로 허우적대던 날들이 젊은 한 때였다면,
한가하기 이를데 없는 지금은
깊은 시름에 발 담그지 않을 수 있어 참말 다행이다.
안경점에 들러 일주일 전 맞춰 두었던 다초점렌즈 안경을 찾았다.
일반 안경으로 했어도 되었을 것을....
안경 초보에다 그리 눈이 나쁜 것도 아니라는데.
진작 말해주지.
할인 기간이랍시고 열심히 그들의 잣대로 다듬은 가격이 28만원.
안경을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나로선
별 수 없이 얇은 귀로 들리는 그대로,
그 순간엔 진작에 쓰고 다녔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노라 들렸었다.
절대적인 것인양.
하기사 장사 하는 입장에서 아직 괜찮다고 할 리가 있겠는가?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봐도 말이야.
사실 어떤 물건이건 제품설명이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 있지 않다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이유를 만들지 않는다면,
까짓것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일텐데.
쉬 늙고 싶지 않은 소박한 욕망 쯤으로 봐 줄까?
필요는 스스로의 타협에 의해 이끌어낸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쓰게 될 필수품이라면,
괜히라는 잘못된 생각은 버리자.
안경 너머로 또 다른 세상이 보일지 누가 아나?
날마다 새로움으로 펄떡이며 가 보는 거다.
살아있음의 특권. 사랑할 수 있을 때를 만끽하면서.
2015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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