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세월 저편..... 그리고 나는

세수다 2013. 11. 26. 11:29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간들에 미련이 많은 이는 그날로부터 거슬러 계산하기를......

 

나의 오빠가 그날 동생부부를 정식으로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만난지 얼마나 되었지?  엄마 돌아가시던 날 보았으니 딱 6년만이네."

 

동생이 퉁박을 주었다.

왜 나이 든 사람들은 그 날짜 계산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눈 한번 깜박였을 뿐인데 1년이 어제처럼 느껴지는 세월의 무상한 탓이

그리 설명이 되는줄 동생은 아직 모른다.

 

사돈 어른 중 한 분이 72세로 스무날 전 돌아가셨는데

연락을 늦게 받아 조의를 표하지 못한 것에  무척 안타까와 하는 오빠를 보며

사는 일에 아직 무난한 동생은 깜짝 놀라는 반응인 것을

나는 그저 그런 표정으로.... 

 

동생이 날 보고 그런다.

"언니가 형부 보내고 나니 왠만한 일엔 저리 꿈쩍도 안 한다니까!"

 

안개 가득 낀 뿌연 시선으로 뭉뚱그려진 마음의 시선 말고,

제대로 된 감정 표현 내게도 이만 되살아났으면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영원히 이대로 편협된 감정으로 살게 될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자리잡아 진 나의 삶은 여기서부터가 되는 건가?

 

수위 조절에 감이 떨어져 그 중간 지점을 택하는 것은 내 살아가는 법.

행여나 상처를 받을까,  빗장을 단단히 걸어 두고 비장의 마음으로....

침 한번 꿀꺽 삼켜낸 후에나 가능해질 나의 반응, 

그래서 늘 한발짝이 늦다.

 

겨우 달라진 이 세월에 받아들이는 법을 터득했다고?

분노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훨씬 이전부터 어른으로 살아왔던 삶에 대한 회의도 없다.

바른 길은 언제나 하나로 밖에 나 있지 않음이

보다 더 확실하게 확인되어질 뿐.

 

날짜에 무딘 사람은 그만큼 행복한가?

 

아픔을 딛고 일어선 사람은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걸음 하나 옮기는데도 뜻을 두게 되었으니....

허허로운 웃음일지라도 괜한 것은 아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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