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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보게 욕심 부리지 말게나

세수다 2013. 9. 22. 10:24

출처 : Kwang & Jung`s Blog
글쓴이 : Kwang & Ju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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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욕심 부리지 말게나 / 受 天 김용오





여보게나 자네가
잉태한 순간도
바람이었으며
태어난 순간도
바람이었다는 것을 아는 자네가




어찌 자네에게 없는 팔자를
굳이 만들어
금붙이로 살려하는가
태양이 있어, 물이 있어, 나무가 있어,
미끄덩한 마누라 와
풀잎 같은 자식이 있어
자네 또한 없어서는 안 될
한 점의 바람인 것을


 

삼라만상 모든 것을
보는 것으로
흡족해야 할 팔자인
자네인 것을 


 

무엇이 부족타
허구헛날
유리걸식마냥
이집 저집 기웃거림인가


 

아서라 훗날
멀겋게 뒤집힌 눈으로
누워 병들어서
오줌 똥 싸 놓고서
누구를 고생시키려고
남의 팔자를 욕심을 내려 하는가
그리하지 말게나





여보게
자네와 나 누구도
바람 속에 재울 수없는
한낱 쑥대머리 인생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지 않은가
주는 밥 세끼 먹고
욕심 부리지 말고서
저 놈의 노을을 병풍삼아
바람은 벽계수라 앉혀 놓고
지나는 구름 한 점 뚝 따서 반주삼고
자진모리 술잔이나 기울고서




날이면 밤마다
우리를 보며
유혹을 하는
저 하늘에 쪽빛의 별순이며
별자에게
남몰래 흘려야 했었던
사랑가를 불러봄직도 좋을까 하니
어이 자네는 어떤가?





그래야 이 풍진세상
소풍 끝나는 날
그림 같은
저놈의 푸른 하늘에서
먼저 간 김삿갓의 형님을 보고
처갓집의 푸른 별의 장모님께서
멋들어진 사위 왔다고
옥빛의 육수에 수제비를
별빛이 자르르 나는 양푼에다
한 상 가득 빚어 나올 것을
생각이나 해 보았는가
어이 살맛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