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자식
다른 흉은 다 보아도 자식 얘기만큼은
섣불리 꺼낼 수 없는 것이 부모 마음인지라
가슴 속 멍은 더 크게 자리잡는 지도 모른다.
돌고 돌아 결국 내 탓으로 지워질
그 상처를 미리 알기에
자식은 그저 침묵으로 지켜만 볼 뿐,
고등학생 아들 하나 가진 동생도
욕심에 부응하지 못한 자식 때문에 애를 태웠고,
일류대학 보낸 두 아들 때문에 한때 어깨를 펴고 다녔던
야쿠르트 아주머니도 숯검댕 내 마음 누구도 모른다며 피식 웃음 웃었고,
다 된 결혼 파혼에 이르렀다며 자식 농사 내 맘대로 되는 일 없다며
한숨 푹 쉬는 이웃 아주머니의 기막힌 웃음 또한
누구의 위로가 필요한 안타까운 사연으로
한 세상 이리 살아갈 뿐.....
너나, 나나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무척 괴로운 고민 하나 안고 살아간다.
언니, 옛날 우리 엄마도 이렇듯 속이 상했겠지.
기대를 놓아버리면 편해질 것을 알면서도
자꾸 기대를 하게 돼. 이게 부모 마음인가?
늘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도
그땐 오늘 우리가 부모되어 가슴쓸어내릴 일이 있을 줄 알기나 했나?
내가 그 자리 앉아 봐야 그 심정을 알지.
아직 멀었다. 부모 마음 헤아리려면......
아니, 헤아려 속상하기도 싫다.
좋은 것보다 안 좋은 마음이 더할테니,
언니, 이제부터 우리 위해 살자.
자식 다 소용없대.
그렇지. 옳은 말이지.
하지만
세상살이 소용 있을 일 또한 무엇인가?
결론도 내지 못하고, 그저 과정 속에서만 머무르다 갈 인생
죽음에 이르러서야나 끝이 날까?
가끔은 울적했다가도, 다시 미친 듯 웃기도 하고
맨 정신으로 만 살아선 절대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
그렇게 살고 볼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