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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름 바람

세수다 2013. 6. 23. 15:41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처럼 선선하게 부는 것이 마른 장마를 잠시 잊게도 한다.

화단에 꽃이 피었다.

보랏빛 코스모스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송이, 긴 목을 자랑하고 있다.

 

너울너울 꽃은 무더기로 있어야 보기 좋을텐데 삐죽이 홀로 선 모습은

왠지 보기가 안 좋다.

꽃이라 이름한들 다 곱고 화려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 어우러질 크고 작은 친구가 함께 해야만 그 빛이 더 할 것을....

 

태국 여행을 잘 다녀왔다며 전화가 걸려 왔다. 

내게로 전화 착신을 해 놓았던 남편 친구 부부.

그들이 떠났다 돌아온 4박 5일이  무심결에도 흘렀다.

 

난 늘 한 자리에서 흘러갔다 흘러 온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다.

 

여전히 두려운가?  떠났다 돌아오는 일이, 

무심한 세월, 온 정신으로 참 잘도 살아낸다.

 

정작 아픔이 가득한 사람은 일상을 거부하지 않기를 맹세하고

아픔이 여전히 남의 것인 이들은

이유 모를 허전함을 달래려 훨훨 바람을 탄다.

가슴 아픈 시도 현실이 아니었을 때 더 절박한 감정이 우러나듯

그들이 나보다 더 외로움을 타고 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하루는 또 이렇게 지나간다.

기적을 꿈 꾼들 결코 끓어 오르지 못할 거품일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허무한 기적조차 기대지  않는다면 산 사람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까?

그럼으로 막연한 꿈을 꾼다.

 

그들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은 꿈을......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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