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피곤 뒤에 오는 운명론?

세수다 2013. 6. 23. 11:00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 까칠까칠 예사롭지 않다.

노안이 오려나?  눈이 침침하기까지 하다.

피곤이 겹쳐 잠이 부족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다 모른체 푹 쉬어주어야 한다는데.....

우선 견딜만 하니 그리 하지 않는 나를 가리켜

언니 하나는 이렇게 말을 한다.

"넌, 구경할 것에 미련을 너무 많이 두어서 그래."

-  사람 살아가는 구경도 구경이지. 

 

눈을 감고 잠들어 버리면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아서 그런가.

 

어제 저녁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드러누워야겠다고 작정을 했다.

큰 아이가 이불빨래며, 집안 대청소를 하는 중인데 짜증이 났다.

다 늦은 시간에 왜 다 끄집어 냈느냐며.....

나, 참 많이 힘든가 보다.

 

흘끔 아이가 섭섭한 듯 화를 낸다. "힘들게 하루종일 애썼구만"

내게 피곤이란 단어를 접목시키다니, 잠깐 서글퍼지려 한다.

그가 생각나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예외없이 내게도 나약함이 드러나고 있다.  아주 많이 힘들 때 생각이 난다더니.

 

아무 말 없이 두꺼운 이불을 거실바닥에 깔았다.

(그럼에도 혹시나 TV 리모컨은 옆에 놓고)  내쳐 잠에 빠져들어 보기로 했다.

 

그가 뿌려놓은 약발은 이제 다 된듯  묵직한 두통이 나를 괴롭힌다.

더불어 내 교만도 막을 내리려나.

 

운명은 바람과 같아서 자신을 자꾸 흔들어 바꾸어야 한다고도 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이불 덮어쓰고 있으면 액운은 이를 조롱하며 비웃기를....

그러므로 밖으로 나가 피 터지도록 바람을 맞으며 걷기를 반복해야 한단다.

 

결국 깨달은 후에 얻어진 성숙한 삶이 다시금 나를 일으킨다는 것이겠지.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나로 인해서만......

제 풀에 힘겨워 주저앉지 말자.

그와의 운명론에 심려를 담아 미안한 나머지 내 삶 마저 덤이라 생각을 말자.

때때로 다가오는 깨달음을 거부하지 말고 다른 변화로 받아들이자.

심하게 피곤함을 겪은 후 다른 하나를 깨닫는다.

내 안에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건만

그냥 작은 슬럼프를 넘는 심정으로 오늘을 살아보자.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