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살다 보면 살아진다....

세수다 2022. 10. 19. 12:26

사당역에서 저녁을 먹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났던 분들과....

 

만남의 의미를 찾자고 끝없이 헤매어도

오히려 혼자 조용히 머물러 있을 때가 

꽉 찬 순간이라고 여겨지기도 해.

 

또 다른 재미를 위해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기대하지만

거듭된 방황 속에서도 끝내 

깨우침의 종착역에 다가서면

기대에 항상 못 미치기 일쑤지.

 

추억이란 명제를 두고 갖은 감정에너지를 쏟아 붓는들

헛헛한 가슴이 뜨거워지기엔....  

젊음에서 한참 멀리 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로만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자고 떠드는 사람들일수록

실행에 가깝기는 더 어렵다.

 

하루가 흐르는 것에 

성의껏 대답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하루를 벌었다는 성취감.

 

미국 얼바인에 택배를 보내면서 수련에게 부담줄까봐 말을 안했다.

어제 보냈으니 김포 택배소에 오늘 오전에 도착해 다시 미국으로....

그 절차가 처음엔 인식하기 복잡했는데

몇 번 보내다 보니 굳이 알릴 필요가 없어서.

그런데 조금 전 둘째와 통화를 하다가 무심코 택배 보낸 이야기를 하고 보니

아이가 주소가 최근 바뀌었다는 거다.

 

갑자기 머리가 하얘지면서  방법을 강구하다가

우체국 상담원이 김포로 직접 신분증을 가지고 내방하라는 말에

찬찬히 물었다.

그보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그 지역 택배 담당 전화번호?

사정 이야기를 문자로  보내니 답장이  왔다.

오늘은 안되고  내일 쯤 바뀐 주소로 갖다줄 수 있겠노라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전화가 오기를

동료 기사에게 부탁했으니 곧 갈거라고...

정말 감사합니다!

 

간절함 속에 터져 나오는 소소한 행복감으로

하루를 거저 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감동이 너무 좋다.

 

202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