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꿈벅이는 눈의 소들을 보면 .....
고기를 어떻게 먹을까 싶다.
이 곳 횡성의 풍경을 보니
비로소 가을이 깊어가는 중임을 실감한다.
어른의 도리라는 것이
먼저 손을 내미는 일.
이 간단한 제스처를 결정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망설임으로
생각을 하고 또 하고를 반복했다.
내가 처해 있는 자리를
망각하면 안되는 일이다.
교만함도 접어 들이고
뒤가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에
꼭 해야만 하는 행동은 아무 일 없듯이 선뜻 .....
그래도 소심한 나는 그 중 가장 임의로운 한 사람에게
속엣 말을 지나치듯 건넸다.
그녀가 내게 건넨 한 마디는
그저 어른인데 어때요?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나의 숙제는 간단히 풀렸다.
그래, 불편할 바엔 아는 척을 쿨 하게 하는 거야.
이 불편함의 원인이 누가 되었던 간에
탓하는 일은 소용이 없음이다.
나타나지도 못하고 머쓱하게 있던
그 아이는 얼떨결에
어제 만난 사람처럼 근황을 내게 말했다.
짧은 몇 마디....
어른으로서 느껴지는 짠한 감정이
더 이상 이 아이를 향한 비난은 절대 삼가야 하노라 다짐했다.
직접 당한 피해가 없어도
감정 소모가 덩달아 사람의 마음을 한정없이 피폐하게 만들어서
솔직히 답답하고 지겨웠었지만
건너 건너로 듣는 말보다
직접 건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해소되는 일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법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진심된 말 한 마디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와 닿는 법이다.
2022.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