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꿈
세수다
2013. 4. 21. 12:47
2013년 4월 21일 일요일 맑음
이상한 일이다.
그가 꿈에 나타났다.
결혼식장에 들어갈 때 입었던 세로줄이 쳐진 짙은 회색빛의 양복을 입고
정확히 얼굴은 보여지지 않았지만 느낌이 그 였던 것만은 분명했다.
집에 있는 자동차를 놔 둔채
친구의 차를 빌려 1박2일 사라졌다 나타나서는
자동차 키를 내 손에 건네 준다. 갖다 주라고....
환자복 차림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이 펼쳐지고,
이후 울고 있던 풍경들은 어디로 갔는지
그가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내가 그에게 잠깐동안 어디를 갔었냐고 물었던 것 같다.
무엇에 삐치기라도 했었냐고도 물었던 것 같다.
그가 무슨 말인가, 변명처럼 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꿈이란 걸 알아챘으면서도
그 꿈에서 깨는 게 싫어서 눈을 꼭 꼭 감고 있었다.
꿈에서라도 그를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건 어쩜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