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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반드시 만나야 하는 것은....

세수다 2013. 4. 17. 14:24

아들이름이 아닌 며느리의 이름으로

어머님의 농협 통장 계좌에다 입금을 시키다.

 

바쁜 아이들의 걸음에 뒤딸려 보내는 일도

이젠 수월치 않아졌고,

구걸하듯 부탁해야 하는 엄마의 어줍짢은 변명 마저

못난 행동 같기도 하여.....

 

외로움도 어림 견딜 수 있을 듯 시간은 그렇게 흘렀고,

고독이라 이름 짓는 순간들도

나름 핑계따라 흘러보낼 수 있겠건만

 

만나서야 몹쓸 불편함은 그 보다 더한 고통이었나.

 

"엄마, 지난번에 할머니가 전화로 엄마를 한번 바꿔 달라 한 적 있잖아.

 몇 번에 걸쳐 그리 했는데 엄마가 손사래 치면서 절대 안 받았었던....

 그때, 사실 할머니도 그랬대.  제발 받지 말아라. 

 내가 소원을 해도 절대 안 받는다고 해라. 

 얼떨결에 바꿔 달라 했던 건 무심코 지금의 현실을 잊었던 것이라고,

 누가 누구를 위로할 것이며,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겁이 났었노라고....

 네 엄마가 안 받아 주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랐다고."

 

서로 간에  말이 막혔으니 각자의 생각을 확인하길 마다한채

그냥 오해이면 오해인 것으로,  일년이 지나왔다.

 

다른 건 몰라도 어머님과 내가 부둥켜 안고 울음바다를 이뤄낸들

함박 웃음이라도 빚어낼 명분이 없는 것을....

 

85세의 어머님도 나만큼이나 두려웠던가 보다.

꼭 만나야만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면

안 하고 싶은 이유가 나와 한 가지였을까?

 

사람 하나를 두고 슬픔은 가지를 쳤지만

맘껏 울어서도 안될 처지의 애틋함은

그저 각자의 몫으로 미뤄두어도 괜찮으리만큼

 

나의 어머님은 무작정 억지를 부리시는 분은 아니셨다.

 

그래서 감사했다.   결국엔....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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