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꽃2

세수다 2013. 4. 9. 10:01

큰 아이가 받아 온 백합꽃의 일종인 릴리꽃의 향기는

맡아내기엔 고역인 것이었다.

 

"세인아, 이왕 줄 거면 장미꽃을 줄 것이지.

 왜 하필 이 꽃이었대?"

 

꽃의 향이 영 역겹다는 말은 못하겠어서 돌려 말했더니

"엄마, 꽃 말에 의미를 담았었나 본대

 내가 어떻게 알아서 달라고 해.  그냥 갖고 온 건데..."

말 끝에 화를 내려고 하길래 얼른 입을 닫았다.

 

하기사 그렇지.  주는 사람 맘인 걸.

 

찾아보니

꽃 말이 "다시 만나기를 기원한다"라고 되어 있다.

 

식탁 위에 다소곳이 옮겨져 있는 꽃을 보며

치우란 소리도 못하고 다 시들 때까지 꼼짝없이 견뎌내야  하는데

아이가 기쁨의 얼굴로 있으니 엄마 된 이름으로 참아주기로 하자.

 

스물 셋의 나이는 참 아름다운 나이인 것 같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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