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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세수다 2017. 7. 6. 11:02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갑자기 모든 것 낯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을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만월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글 : 김 재진

 
  


출처 : Kwang & Jung`s Blog
글쓴이 : Kwang & Ju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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