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보름
세수다
2013. 2. 27. 09:09
정월대보름 오곡밥을 먹으러 갔다 온 아이들은
아가씨(고모)가 처량하게
"할머니 오래 오래 사셔야 해. 그래야 덤으로 날 보러 올테니..."
그런 고모가 가엾었단다.
엄마의 심리상태 여하에 따라
슬그머니 하나씩 던져 보며 그 물결의 반응을 보려는 듯한 아이들.
작년 그 즈음 아들이 사다 놓은 호두를
여태 남겨 두었다가 썩어서 버렸다는
할머니의 울먹임을,
비로소
"너희 엄마가 가엾다"라고 할머니의 안타까움을 전하는
큰 아이의 무덤덤한 소리가 나를 울린다.
아이들은 나보다 현명한 삶을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엄마인 내겐 결코 쉽지 않을 실타래를
뭉텅뭉텅 풀어가고 있으니....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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