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다시 일상으로....

세수다 2016. 4. 14. 10:44

흥겨운 날이라고 

하늘의 햇볕이 온통 쨍쨍할리 만무하거늘

이윽고 몰려든 바람에도 기죽지 말기를....

 

무엇이든 생각으로부터 짙은 어둠이 깔리기도 하고,

연록색 봄 새 잎의 희망을 느끼기도 하고.

 

낯선 이들, 낯선 곳도 반복된 인연으로

오래된 사람처럼 익숙합니다.

 

물먹은 솜처럼 적응력이 탁월한 나는,

이름 모를 화장품의 종류, 몇 가지의 가방 이름까지 잘 새겨 두었습니다.

 

옛 것이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아려오는 어떤 기억은 어쩌지 못하기에

지금부터가 처음인 것처럼 행동하기로 합니다.

 

지우고 지워 백지로 시작하는 삶은

가볍고 부담이 없어 경쾌합니다.

 

이번에도 5일을 비웠으니 제법 긴 시간이었지만

다빈의 체육복 엉덩짝 부분이 뜨거운 다리미 판에 들러붙은 사건 말고는

그래서 이 아침, 다빈은 반바지 차림이 내내 마음에 걸렸어도

 

탈 없이 흐른 시간들에 조용한 감사를 보냅니다.

 

뭐라는 사람 없이 혼자서 미안한 순간들에 대해.....

 

황송하기 이를데 없는 지금의 이 삶은

안쓰러움의 보상이려니,

잘 받아 들여 충분히 쓰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면 될 일입니다.

 

정착하는 삶이 전부이기보다

먼 길 여행하듯이,  집착을 버리는 여행자의 모습도

습관을 이루면 꽤 괜찮기도 합니다.

 

2016년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