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좋았던 기억만으로....
세수다
2015. 12. 29. 16:18
사는 동안에 좋았던 기억만 하고 잘 다녀오기를.....
율리안나의 기일을 하루 앞두고 그는 안성 추모공원엘 갔다.
휴일이었으면 동행해 주었으련만,
빛 바랜 조화나 새 것으로 바꿔 주고 와야겠다는 말에
미리 사다 놓을 걸 했더니, 산소 입구에 많이 판단다.
어제까지 반짝 춥더니, 오늘은 날이 참 좋다.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우리는 살아 갈 편리함이라서가 아니라,
그 특별한 날에 오히려 더 일상적인 것을 택한다.
생과 사의 경계선으로 낯선 이질감을 불러 일으키는 따위의 사설은 많이 불편하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그 중 한 날에 빗대어 좋았던 기억 떠올리며 빙그시 웃음 짓고 말 한 순간.
그것이 그리 길지 않으리니.
하염없이 흐를 줄만 알았던 눈물 자국도,
고갈되어져 마른 눈물샘을 이뤘지만
야박하달 이 누구일까?
이어져 갈 영원함은 없는 것이라네.
해 넘어, 세월 넘어 변해가는 세상살이,
어제인듯, 오늘인듯 더불어 품고 가는 일이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사이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
그들이 보기에 참 다행이도록.
다짐을 둔다.
2015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