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ㅠㅠ 엄마랑 가고 싶은데....
세수다
2015. 9. 23. 13:40
그가 건네 준 소곡주 두 잔 때문에
밤 마실은 건너 뛰었다.
어제 저녁 다빈이를 만나러 갔어야 했는데.....
"오늘은 밤 마실 안 가나?"
내 속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듯, 물어 주는 마음에 뭉클했다.
- 운전하면 되나요?
"하긴 그래. 조심해야지.
요즘 다빈이는 학교를 새벽 같이 가니, 저녁에라도 바래러 가고 싶은 마음.
나는 엄마다.
함께 하지 못해도 언제나 아른아른 눈에 밟히는 막내, 다빈이.
"다빈이, 오늘도 학교 일찍 갔니? 저녁 때 데리러 갈께."
- 헐, 오늘 친구랑 같이 집 가기로 해서 ㅠㅠ
"지금은 학교니?"
- 예쓰.
"학원 끝나고 친구랑 같이?"
- 엉 ㅋㅋㅋ. ㅠㅠ
나랑 집 같이 가자고 며칠 전부터 계속 그래서.
"그래. 친구랑 집에..."
- ㅠㅠ 엄마랑 가고 싶은데.
"엄마가 저녁에 집으로 바로 갈비랑 가지고 갈께. 집에서 보자."
친구랑 간다길래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었다.
노파심일지 모르지만 혹시 내게 서운한 게 있나 괜한 걱정으로....
속 깊은 다빈이의 엄마랑 가고 싶은데....
그 말 한 마디에 내 마음은 다른 걱정일랑 문제될 것 없이 하늘을 날았다.
출근 길, 중앙시장에 들러 달랑무 석 단을 샀다.
뻥튀기도 사고, 막 쪄낸 송편도 사고....
빠듯한 시간을 쪼개어 쓰는 마음 나누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안다.
2015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