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어떤 날에는....

세수다 2015. 9. 7. 14:26

 

 

 

 

 

    

 

어떤 날에는 가득한 포만감으로 서러운 마음의 한 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나온 고통이 아련한 추억이 된 것은 얼마나 감사한지....

슬픔을 감싸안은 채 주저앉아 있을 수 없기에 훌훌 털고 우리는,

가던 길 멈추지 말고 행진하듯 씩씩하게 가보는 거야.

 

언젠가  행복해 질 것이라는

다짐 만으로 이루어질 꿈이 아니기에

지금 충분히 행복하기로 하자.

 

승호의 친구가 먼 곳으로 떠나고, 이틀 후에

보나벤뚜라 수녀님도 이어서 떠났다.

 

세상을 향한 생각을 두고 같지 않더라도

왜 그러냐는 편견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떠나고 나면 모두가 아쉬운 사람들.

 

승호는 슬픈 날에는 왜 비가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상심했지만,

더 많이 살아 온 우리는

그러므로 지금보다 많이 사랑하며 살자꾸나,

낯선 어떤 날에 대해

놀라지도 말고 외면하지도 말고 받아들이면서....

 

어쩌면 신께서 저마다 이미 정해 놓은 삶을

벗어나고픈 욕망 한 자락으로 꾸역꾸역 기적을 꿈꾸지만

소용 없는 일이지.

 

영원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은 슬픈 일이다.

알고 난 후에

부질없는 희망을 꿈꾸는 것도 접고,

바쁜 하루지만 천년이듯 길게 써야 하는 것도

슬픔이 지나간 다짐이 되었으니.

 

인연이 다 한 자리에 끊임없이 채워지는 새로운 인연들,

언젠가 만난 적이 있는 것처럼

한결 수월하게 가까와질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섰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되었든 간에

닫힌 마음 앞에선 부담스럽기 그지 없으므로.

 

상한 마음 다스리느라

일일이 표출한다고 마음의 만족이 이루어진다면 그리 하겠지만

되돌아 올 상처는.....

 

그래서 편안한 침묵이 다행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교통정리가 되어지니까.

 

2015년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