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2012년 11월 10일 오전 09:41

세수다 2012. 11. 10. 09:52

수능시험을 끝내고 온 동생에게 이렇다 할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지 않은 언니와,
알아서 씩씩하게 자신의 일처리를 하는 둘째는 그래도 한 켠에선 따뜻한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저녁무렵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표정 없이 대꾸하는 언니가 얼마나 미웠던지 들고 있던 수건으로 언니의 뒤통수를 갈기고,
그래도 묵묵히 밥만 먹고 있는 언니에게 분이 안 풀리는지 욕이란 욕은 다 쏟아내기를....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한 나머지 엄마인 나는 이제 그만 하라고 거실 바닥에 있는 다리미를 들어 협박을 해 보았다.

한바탕 난리굿을 벌이고 난 후 조용해 졌을 때,
세인에게 말했다. "세인아, 수련이에게 시험 잘 보았느냐고 물어라도 보았어야지."
"어련히 잘 하는 얜데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어. 별로 말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수련이가 은근히 마음이 여려. 언니의 위로가 간절했을 거야. 저렇게 악바리처럼 굴어도...."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다툼을 보아야 할까?
겁이 난다.

 

세인에게 문자로라도 응원의 편지를 넣어주라고 조용히 일러주고

수련에겐 언니가 속으로는 너를 믿어서 그러는 거라 해두고

부모노릇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