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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연의 의미 - 손희락

세수다 2015. 4. 29. 09:32

인연의 의미

詩/ 손희락 새벽 산행 길 빈약한 나뭇가지 품에 안겨 한 몸을 이룬 후 길 떠나려 이슬로 씻고 있는 바람을 만났네 아직 물기 젖은 바람을 불러 세워 하룻밤, 몸을 밀어 넣고 살점 떼어 준 인연의 의미에 대하여 심각하게 물었더니 이리 알려주더라, 이리 대답하더라 몇 번 지나쳐도 아니 닿을 때가 있고 단 한번 지나쳐도 심장을 관통하는 뜨거운 사랑,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을 숲속, 쭉 뻗은 나뭇가지들 외면한 채 가장 초라한 것, 중병 앓는 창백한 그 품에서 불꽃 튀는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하룻밤, 머물다가는 짧고 짧은 밤을 위하여 몇 마디 속삭임을 위하여 하늘이 준비한 시간은 억만년, 길고 길었다는 것을 몸속 깊이, 정을 심어 놓고, 떠나고 정을 끌어안은 끝없는 기다림은 지속되지만 떠남도, 기다림도, 아름다운 인연, 고귀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출처 : Kwang & Jung`s Blog
글쓴이 : Kwang & Ju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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