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기도!

세수다 2015. 3. 4. 13:25

"엄마, 태워 줄 수 있어요?"

고2 막내의 아침 전화는 내겐 기다림이고,

아이로선 늦을 것 같으면 그냥 말라는

선전포고 비슷한 단호함이 배여 있고.....

절대 투정을 부리지 않는 막내.

분명히 혼자서도 충분할 것을 잘 안다.

어쩜 붙잡고 매달리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일지도 모른다.

 

서두른다 해도,

도착해 보면 언제나 아슬아슬한 시간이어서

등교시간에 차질을 주면서도

쉬 벗어 던지지 못하는 안쓰러움은

가난하기 짝이 없다.

 

차마 "지각일까?"  묻지도 못하고

슬그머니 곁눈질로만 보는 눈치.

미안하다.

 

이리 살아가고 있는 것이.

 

나누어야 할 마음이 빠져든 곳에 다시 채워진 삶은

온통 미룰 수 없는 책임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익숙한 것은 저만치 미뤄 두고....

알 바 모를 무심함이 아님을

속으로 속으로만 삼키워 내는 이 아침에

불안감을 져버릴 수 없지만 보고 나면 마음이 좋다.

 

가슴 졸이는 몇 분, 몇 초까지도 사랑한다.

너와 있는 이 시간, 아주 짧은 순간이어도.

 

텅 빈 마음 너를 위한 시간이 모자라거든

먼 훗날 모두의 만족이 많이 힘들어서 그랬거니 생각해 주렴.

 

어쨋거나 엄마의 기도는

오늘도 무사한 우리들이다.

 

 

2015년 3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