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숨을 쉬다..... 2월 6일

세수다 2015. 2. 7. 13:06

아침에 나오는 길,

긴 여정을 끝내고 돌아온 그 길이 많이 낯설 줄 알았는데

미끄러지듯 익숙하게 굴러가는 자동차의 네 바퀴가

어제와 이어진 것처럼 많이 편안했다.

마치 하룻날의 여행이었던듯 .....



다시금 일상은 내게 준 건강함으로 감사의 시작이다.



욕심을 내 버리고 케세라세라!

세상 일이란 염려한다고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음에,

그저 내어 맡기는 편안함으로 살아가는 일이 보다 지혜로운 삶인 것을,

늦었지만 빠른 날에 알게 된 일에 감사를 더 하자.



머리로는 익히 알면서도

가슴으로 뜨거워지지 못해 미루어 놓았던 세상의 늘어진 이야기들을

하나씩, 둘씩 거꾸로 복습하며 가는 심정으로

뒤돌아 가 보는 일은 꽤 괜찮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 하루가

전부인 삶일 줄 아무도 모른다.



두 눈을 크게 떴어도 볼 수 있는 것이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이 숱하게 많아도

평화로운 세상은 제 가슴으로 안을 수 있는 만큼만 그 사람의 것이다.



마음의 궁색함이 덜어져

그늘진 얼굴을 보다 밝게 만들어 가는 힘은

산 같이 쌓아 올린 돈의 위력도 아니고,

배 부르도록 먹어서 이룬 만족함이 아니라,

만질 수 없는 믿음을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에게 세상은

언제나 빛이라 일컬어졌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 평화로운 곳에 나의 지금이 있다.

아직은 구름 위를 걷듯 몽롱한 꿈 속 같아도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겹쳐져 분리되지 않는 안타까움일랑

더 이상 없다.



이제껏 산 것처럼,

나는 별스럽지 않게 살아갈 일이다.



감추어 둘 수치스러움도 없이

하얀 백지 위에 새겨진 일상은

보다 떳떳하고 견고하게 .......



꼭 행복해야만 하리란 보장을 두고

꾸는 꿈은 허망함이다.

딛는 걸음 걸음에 나태한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간절함은

나보다 너를 위한 마음이 우선이어야 아름다운 완성이다.



가다가 뒤돌아 보고, 또 보았어도

함께 가야 할 사람이 있었다.

사라지지 않고....



여행 내내 조심되어 옆에 자주 붙어 있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옆 자리를 절대 벗어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스탄불 성령성당에서의 마지막 미사 때,

늦은 감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음은 가득해도

나의 표현은 언제나 한발짝 늦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호흡 크게 들이 내쉬고 나면 달라지는 세상은

결국 나에게로부터....



두고 두고 고마운 여행으로 기억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