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2013년 1월 14일 오전 10:29

세수다 2013. 1. 14. 10:43

2012년 1월 13일 일요일 맑음

묵은 고춧가루와 새 고춧가루를,
우리가 먹을 양 만큼만 남겨두고 어머님께 보냈다.
된장과 청국장을 만들었으니, 봄엔 고추장을 마저 만드신다 했단다.

세인이를 우리가 살던, 지금은 어머님 혼자 계시는 그 골목에 내려주었다.
내 걸음으로 스무발짝이면 다다를 수 있는,
우리가 20여년을 머물렀던 그 집에 나는 아직 들어가지 못한다.

세인이는 맏이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이런 저런 궁리로
역할을 해 나간다.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 구속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지....
세인이는 모를 것이다.
내가 온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모두가 내 마음처럼 그 진실에 답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세상은 나와 상관없이 상처와 오해로 덧칠이 겹쳐
벗겨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르면
그냥 포기하고 뒤돌아 보고 싶지도 않게 되는....

이 슬픔의 저편에 또아리 치고 있는 둥그런 내숭,
나는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이젠 그 무엇도 소용이 없어진 지금,
생각이 자꾸 끊긴다는 어쩌지 못할 안타까움이 내게 남았다.

미움도 아니고, 분노도 아닌.....
옛날로 돌아갈 수 없는 그렇다고 그리움도 무엇도 아닌 과거가 되어버린
그 때가 지우개로 지워질 수도 없는 것이기에 그냥 아픔으로 남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