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안내
잘못된 사랑을 노래한 시 같아서 드러내놓고 할 말이 없군요.
하지만 아무리 경건하게 살려고 해도 유약한 인간이라서
변명처럼 그리움이 스며드는 날은 있습니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고위공직자와
젊은 여인의 사랑을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말했어요.
어느 날 불쑥 아내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길래
못 들은 척 화제를 돌렸다고.
제 아내도 꼭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겁도 없이 얘기했지요.
서비스가 당분간 나빠질 것을 각오하고서.
"50대 이상의 남자들은 거의 그런 꿈을 꾸지.
그런 꿈을 안 꾸는 사람은 아마 성직자를 빼고는 없을 거야."
"그러면 당신은?" 하고 묻지도 않고 서비스도 그대로였습니다.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지않느냐'고 제발 묻지 마세요.
그런 꿈을 꾸는 것 만으로도 신앙적으로 회개해야 하니까요.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 했다든가?
우리 전통 민요에 "옆구리 쿡쿡 찔러놓고는..." 하는 노래가 있고
고전 문학작품이며 드라마며 이런 소재가 끼지 않으면
이야기 되지 않는 걸 보면 세상사 뾰족한 수가 없는가 봐요.
영원히 인간이 존재하는 한.그러나 결혼은 사랑만으로 사는 게 아니지요.
부부간의 사랑 안에는 이해와 용서, 인내와 포용, 측은함과 배려 등등의
아름다움이 큰 차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 살다보면 서로가 고마워하고 불쌍해하고
더욱 손길이 따뜻해집니다.
죽자 살자 사랑으로 결혼했거나 저처럼 중매결혼을 했거나
살아가는 과정과 마무리는 별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살면 늘 회개하고 새로워지려고 하기에
감사할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시를 쓴 제가 우습기만 합니다. (조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