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니들이 엄마처럼 살아서야 ...... 더 잘 살아야지

세수다 2014. 5. 26. 11:15

긴 잠에서 깨어 보니 세상이 온통 낯설고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이 없어

나도 내가 아닌 듯 해라

그 아름답던 기억들이 다 꿈이었던가

한밤에 타오르던 그 꿈길이 정녕 꿈이었던가~~~

 

아침부터,  임희숙의 "잊혀진 여인"을 운전하는 내내 반복해서 틀어 놓고는

청승맞기도 해라.  누가 보기라도 했다면.

 

거울 앞에 선 막내의 머리카락을 몇 번이고 쓸어내려 빗어 주었습니다.

다시 반복되어진 엄마의 불편함을 내색은 못하겠고,

어색한 분위기 좀 어떻게 해 보려니 만만한 막내의 동선을 따라서.....

예전보다 한 삼십분 정도 아이의 등교시간을 앞당기려는 나의 서두름은

다시 옛날로 돌아간 듯 참 싫습니다.

십분도 채 안 걸리는 학교까지 이리 서두를 필요도 없는 것을,

 

하루씩 번갈아 고모와 할머니가 등장하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좋답니다.  싫을 이유가 없지요.

나오는 김에 재활용 쓰레기 박스를 챙겨 나오다가, 그래도 소통이 가까운 막내에게 물었습니다.

"다빈이는 할머니와 고모가 좋으냐?"

- 예. 물론이예요. 싫을 이유가 뭐예요?"

"엄마는 싫은데,   옛날 살았던 것이 생각 나서...  어떻게 지냈나 싶기도 하고."

- 엄마가 무슨 시집살이를 했다는 거예요?  직장만 다녔지, 집안 일 하나도 안 했잖아요? 

   그렇게 힘들었다면 우울증에라도 걸렸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았잖아요. 지금도 그렇구요.

   혹시 피해망상증 같은 거 아니세요?  혼자만 억울한 삶이라고 여기는 것...."

- 너희들이 시집살이라는 걸 아냐?  알 턱이 없지.

"대 놓고 할머니가 막 혼내고, 야단치고 그런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엄마는 밖에서 일만 했잖아요."

- ..........

 

막내가 참 똑똑합니다. 아프게 찌르는 그 말에도

나의 이름은 엄마일 뿐이고, 너는 자식일 뿐이고.... 

그만 입을 다물어야지요.  그냥 누가 내 속 마음 좀 잠깐 알아 주었으면 했었는데.  괜히 말했습니다.

 

아직 어린 자식을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해보려다가 꼴이 우스울 판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 할 말 있나? 

그들이 말하는 대로,  엄마는 돈만 벌었던 사람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사람.  엄마로서는....  야무지지도 않고,  어설프기 이를 데 없고.

그러니 예전만큼 벌이도 시원찮은 일을 일년째 부여잡고

왜 그리 답답한지 모르겠다고 제각각 성토를 합니다.

그들은 모두 같은 생각인데, 나만 다르게 있으니 속에서 천불이 날 지경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살았던 판단으로 지금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는 줄 설명한 들 뭐합니까?

유일하게 같은 편인 사람이 없으니 바보가 되어진 엄마라도 그러라지요.

그 때에 자리잡지 못한 엄마의 굳건한 위치를

새삼스레 찾으려는 욕심은 가능한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원래부터 없던 자리를 무슨 수로 찾으려는지....

 

한참 어릴 때 다른 것 다 팽개치고서라도 쌓아 두었어야 했을 자식과의 정.

미련하게 미룬 탓은 온전히 나의 것입니다.

 

더불어, 두리뭉실하게 누구를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한들 무엇이 그리 중요하냐고?

그 때는 그랬어도 지금은 무척 중요한데.

 

어차피 떠나 보낼 품안의 자식이라지만,

누구의 참견 없이 나 만의 자식 한번 되어 주면 안 되겠나?

그 날부터 간절한 소원인 것을 그들은 전혀 알 바 없습니다.

무엇이 문제냐고,  성격이 참 이상하다고 비웃을 뿐입니다.

 

사실, 하고 싶은 말 다 쏟고 사는 이가 얼마나 있다고,  그럭저럭 살다 가는 것이지...

못다 한 말, 풀어낸들 시원해 지리란 보장 또한 없을 것을......

 

인생길은 어차피 혼자서 가는 길이라 자위하면서도

자식을 향한 몹쓸 연연, 매번 상처받을 줄 알면서 포기가 안 됩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