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이런 여자란

세수다 2014. 4. 20. 11:04

50대 후반의 남자가 아무리 팔짱을 끼고 설명을 해도

40대 초반의 여자들은 아랑곳 없다 했다.

 

"60이 넘어가면 바로 후회한다니까?  그때 그 젊은 날 좋은 사람 하나 잡아 놓을 걸 하고 말이야.

 그때 가서 아이쿠 외로워서 못 살겠다. 이제라도 어디 가서 구해볼까 둘러 보면 온통 지저분하게 늙은

 초로의 궁색함이 덕지덕지....   그때까지 괜찮은 남자가 남아 있을까?  지금은 젊어서 장담하며 살지만

 어디 그런가?  내 말 잘 새겨 들어요."

 

아직은 젊디 젊은 예쁜 처자들에게 60 이후를 얘기하자면

내게는 결코 당도하지 않을 세월이라는데 안타까움은 너털웃음으로

"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남자들은 아무리 늙어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젊은 여자 구할 수 있어."

 

만고의 진리다.

 

우리 여자들이 아무리 억지를 쓰고 외쳐낸다 해도 그 말은 역시나 변치 않을 진리다.

 

50대인 나는 그래도 조금 수그릴 줄 아는 나이라고 자꾸 고개를 주억거리며

의미심장하게 내뱉는 연장자인 그의 말을 새겨 듣는다.

 

남편 떠난지 얼마 되었다고 새로운 남자를 탐할 불륜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 이치를 알아 두어 손해 볼 것이 없음까지는 접수하지 않았던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명약이

굳이 동반자, 남자라면 쌍수를 들고 뛰어나가 외쳐서라도 구해 들려 나서겠지만

외로움의 끝이 그도 아니라니 가다가 절레 절레 말아버리는 것 또한

여자들의 심리.... 

성가실 것과, 아픔에 대한 예견에 지레 용기를 주저앉히는 것,

우린 날라리가 아닙니다. 지고지순하게 이대로 죽을 당신의 여자일 뿐입니다.

이 또한 속에 가득한 앙큼함을 숨기고 내 보이는 위선일까?

 

그가 지금까지 내 옆에 살아 남았다면

나름 지겨운 권태기로 일탈을 꿈꿨을지도 모르리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내게도 있었던 첫사랑을

한번은,  기어코 한번은 멋지게 꾸며 입고 만나보리라 했었던

그 꿈마저 앗아가 버리고 만 남편은 참으로 나쁜 사람이다.

떠날 것이면 나의 마지막 보루였던 그 꿈은 남겨두고 갈 일이지

함께 가져가 버렸으니.....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바람도 무의미해졌으니 말이다.

 

세상은 온통 남편이 있고, 아내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욕망을 꿈꾼다.

 

우리 같은 여자들은 그저 남자도 아닌, 여자도 아닌 그 끝자락에서

엉뚱한 수치심만 가득한   모자람의 대명사로  이어 올 세월은

아랑곳 없을  무방비 상태의 고집장이 일 뿐이다.  

 

 

2013. 9. 2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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