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나이 들면
세수다
2014. 4. 18. 13:09
60 중반의 언니는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며 동생인 내게 말한다.
지금 집을 내놓으면 구입했을 때보다 올랐으니까 형부랑 반씩 나누고 헤어져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래서 이자 계산해 보았더니 원룸 하나 얻고, 죽을 때까지 빠듯하게 살아도 혼자서 세상 편할 것 같다고,
지겨워서 못 살겠다, 젊었을 땐 그리도 챙기더니, 손자 밖에 모르고 인정머리도 없고,
아프다 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자전거 탄다고 훌쩍 없어지지를 않나,
옥상에서 온갖 채소 기른 것 뽑아 거실에 늘어놓지를 않나,
등산복, 자전거 타는데 쓰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삐치기는 얼마나 잘 삐치는지.... 나나 되니까 살았지, 남들이 그러더라.
내가 형부보다 속은 더 좋은 것 같다고....
요즘 들어 유난히 지겹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70세가 되어가면 다들 저런 증상이 되는 걸까?
자꾸 헷갈리려 한다.
사는 동안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도 훗날 서로에게 짜증나는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는 건지...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를텐데 쉽게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속 마음이 진짜 어떤 지 모르니까.
나는 아직 그 나이가 안 되어 남편이 없어져 버렸으니, 그 때 되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냥 웃고 만다.
2012. 9. 24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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