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2012년 12월 27일 오후 07:14
세수다
2012. 12. 27. 20:00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맑음
손글씨를 멈추고 마음보다 터치가 더 빠른 이 곳에 나의 속을 옮겨놓으면서
가끔씩 이보다 많이 늙어서 읽기라도 하려고 이 짓을 하는가 할 때가 있다.
지나온 길은 되돌아 보지 않는 습성이 있으면서,
그저 맘 먹은 만큼 건강하게 늙어가기만 해준다면 나의 추억을 방안 가득 펼쳐놓고
회상하리라는 가당치 않은 꿈을 꾸다니...
혼자서 무슨 재미로? 물론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은 나와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막역한 친구가 되지 못함을 일찌감치 깨달아버렸기에
고독에 대처하는 법, 나는 그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나온 길은 이미 알고 있는 진부한 소설같아서 식상하다.
닳고 닳은 서글픔이라 더욱 더....
그래서 우리들은 늘 꿈은 새로워야 하는 것이라 하는가.
작은 방의 형광등을 교체하면서 아이들과 머리를 이리 저리 쓰다
간신히 완성을 해냈다.
아빠 없이 우리끼리 해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
결핍이 성숙을 이룬다지만
기어코 해내야 할 사람이 결국엔 나여야 하는 서글픔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