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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세수다 2014. 4. 7. 08:31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대로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 지는데 언젠가는 누군가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 사람, 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별 하나가 별 하나를 업고 내 안의 계곡 물안개 속으로 스러져가는 저녁 -시집 『내몸이 화살』(인간과문학사, 2014)


 

출처 : Kwang & Jung`s Blog
글쓴이 : Kwang & Ju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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