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크랩] 모두에게 미안하다

세수다 2012. 12. 26. 13:43

남편이 떠나고 나와 아이들과의 변화에 대해서....

성숙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 환경에 대해서....

 

좀더 나이들어 아이들이 나를 향해 짐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을 거라는 그 부담감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것처럼

내가 아파 있어선 절대 안 되겠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어제 명색이 크리스마스날이라 일컬어지던 날,

나는 사무실에 나와 약간의 일을 해야 했고,

점심 무렵,  남편 친구들 부부와 함께 망년회를 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왜 이렇게 담담할 수 있냐는 거다.

이 담담함이 어떤 이에게는 이해보다는 흉이 될 수도 있고,

평범할 수도 있는 아이들과의 언쟁이

그들이 바라보는 편견에 의해 큰 일로 문제시 될 수도 있는 것을

너무도 가까운 사람들이라 풀어내 놓고도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말하는 동안 내 마음이 빈 상태로 개운할 줄 믿었는데,

 

돌아오는 길, 이 찝찝함은 무엇인가.

그들이 우리같은 사람의 심정을 어찌 알리라고

너무 편하게, 내 처지도 잊고서 살아가는 얘기를 한 것 아닌가.

괜한 후회가 밀려왔다.

이야기의 제물이 되어버린 나의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해지면서....

 

아무 말 않고,  고독한 척 할 걸 그랬나?

누구도 남편의 얘기를 꺼내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아무 일 없었던 듯 아이들 얘기며, 앞으로의 살아갈 걱정은

나의 남편이 없었어도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 상황에 흡수되었고

그래야만 그들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것이었고,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너무도 씩씩해 보이는  나,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마음정리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사는 사람은 산다는 말을 비껴갈  수 없는 그 미안함 때문에......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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