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두에게 미안하다
남편이 떠나고 나와 아이들과의 변화에 대해서....
성숙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 환경에 대해서....
좀더 나이들어 아이들이 나를 향해 짐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을 거라는 그 부담감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것처럼
내가 아파 있어선 절대 안 되겠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어제 명색이 크리스마스날이라 일컬어지던 날,
나는 사무실에 나와 약간의 일을 해야 했고,
점심 무렵, 남편 친구들 부부와 함께 망년회를 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왜 이렇게 담담할 수 있냐는 거다.
이 담담함이 어떤 이에게는 이해보다는 흉이 될 수도 있고,
평범할 수도 있는 아이들과의 언쟁이
그들이 바라보는 편견에 의해 큰 일로 문제시 될 수도 있는 것을
너무도 가까운 사람들이라 풀어내 놓고도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말하는 동안 내 마음이 빈 상태로 개운할 줄 믿었는데,
돌아오는 길, 이 찝찝함은 무엇인가.
그들이 우리같은 사람의 심정을 어찌 알리라고
너무 편하게, 내 처지도 잊고서 살아가는 얘기를 한 것 아닌가.
괜한 후회가 밀려왔다.
이야기의 제물이 되어버린 나의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해지면서....
아무 말 않고, 고독한 척 할 걸 그랬나?
누구도 남편의 얘기를 꺼내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아무 일 없었던 듯 아이들 얘기며, 앞으로의 살아갈 걱정은
나의 남편이 없었어도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 상황에 흡수되었고
그래야만 그들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것이었고,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너무도 씩씩해 보이는 나,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마음정리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사는 사람은 산다는 말을 비껴갈 수 없는 그 미안함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