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월엔.....
지천으로 널려 있는 꽃을, 감히 우습게 하다간 훗날 아쉬울 줄을.....
지금이라서, 반드시 지금이라서
이 호사 누리는 줄, 감사해야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라는
지금은 흔치 않은 엿장수의 말처럼 그리운 옛날을 부여잡으려다
헛발을 디뎠다.
딴 생각!
이선희의 새로 나온 노래를 수도 없이 듣다가,
스물 몇 살 때 들었던 노래까지.
시절 거스르기를 시도했다.
흑백 필름은 애달프다.
작은 공장을 하는 남편 친구가 급하게 트럭이 필요하다며 쓸 수 있느냐고 했다.
실을 싣고 와야 한다나? 어쩐다나?
거의 일주일째,
일 저지르고 두문불출인 기사 하나가 열쇠를 통째로 가져가 버렸으니....
물론 전화 해서 당장 가져 오라면 될 일이었지만
그러기 싫은 이유, 그 답을 알고 있는 때문이기도 했다.
나도 그들이 어쩌나 잠자코 기다려 보는 중이다.
뻘쭘하게 그 날 있었던 일을 소상히 말하자니
뒤가 캥기는 것이야,
내가 그들의 생리를 모르는 바도 아니고,
알아도 모르는체 눈 감는 줄.
그래서 내 마음이 편하다면야, 그 까짓 손해나는 일
과감해지기로....
그리 살기로 했다.
며칠 후 오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될 날을
기다려 보겠다는 다짐을 남편의 친구가 깨 버렸다.
다급한 사정 앞에서.....
혹시나 있을 보조키를 찾아, 서랍 이곳 저곳을 뒤적였다.
맨 아래칸, 우연히 집어 든 차 키 하나.
화물차에다 갖다 댔다. 아니란다.
그렇다면 다시 비슷하게 생긴 다른 것으로.
이번 것은 철커덕 문이 열린다.
되었다.
승용차가 아니라서 시동거는 법이 조금 다를 것이라 내버려 둔채
남편의 친구를 불렀다.
와서 가져가라고....
사람은 갔어도, 남겨진 물건을 탐내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각자의 용도에 맞을 이익을 위해.
공짜로 써도 무방할 것을 아는가?
그래, 맘대로 하렴. 계산을 하든 무엇이 그리 큰 손해라고....
잘 쓰고, 이따 늦으면 차 키는 창문 안으로 던져 놓으라 했다.
아침 일찍 발 밑에 걸리는 열쇠, 어제의 흔적이었다.
문제의 남자가 왔다. 아침부터.
어찌된 일이냐고 절대 묻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지만,
남자가 긁적이며 먼저 말을 꺼냈다.
"그날이요~~~~!"
- 됐어요. 말 안해도 알 것 같으니 그만 두세요.
그래도 그렇지 자초지종은 말을 해 주어야지, 열쇠를 몽땅 가지고 가서 어쩌라고....
"그럼 전화를 하시지요?"
내, 그런 말 나올 줄 알았다. 누가 그것을 모르나, 니들이 시간 벌기 한 것 쯤이야.
"그만 두고, 오늘 할 일이나 잘 하세요. "
나름 조마조마했을 일주일의 시간을 지나고 와서는
내 쪽 손해야 아랑곳 없이 자신들 변명만 가득할 것을 미루어 아는 나,
구차하기 그지없이 듣는 것도 일이다.
아무라도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이지.